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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암치료 권위자가 말하는 7가지 행복법 2015-01-07

암치료 권위자 박재갑 교수가 말하는 7가지 행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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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가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이고,

지금 내 몸에 과거 조상과 미래의 후손까지 다 담겨 있으며, 현재의 삶이 가장 행복하다는 박재갑 교수.


 

 

어떻게 사는 게 행복의 길일까. 누구는 돈만 많으면 된다고 하고, 누구는 건강이 최고라고 한다. 박재갑(66)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말하는 행복의 방법은 뭘까. 박 교수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서 국내 대장암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그는 국립암센터와 국립중앙의료원을 개원시키며 초대 원장을 지냈다. 의사로서 정부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원래 한국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를 주장한 금연 전도사다. 서울시 금연공원 내 흡연구역 설치계획 철회, 지상파 방송에서 흡연 장면 없애기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또 운출생운(운동화로 출근하는 생활 속 운동)의 주창자로도 유명하다.


그처럼 의사로서 평생 ‘몸건강’에 집중하며 살았던 그가 5년 전부터 ‘마음건강’까지 눈을 돌렸다. 그는 2009년 한국종교발전포럼을 결성해 영성과 인문학까지 폭넓게 공부하고 있다. 이 포럼은 그의 연구실이 있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병원 암연구소 삼성암연구동에서 열린다. 매달 한번씩 새벽 6시 반에 만나 가볍게 도시락을 먹은 뒤 한 시간 동안 대강당에서 강의를 듣고,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토론을 하고 헤어진다. 지금까지 불교,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이슬람 등 수많은 종교인들과 인문학자 등이 초청돼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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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종교발전포럼을 끝내고 기념사진을 찍은 다양한 종교와 직업의 회원들.


 박 교수는 “한 분야만 공부하다 보니 너무 인문학적 교양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을 다니면서 이 포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60~70차례 강연을 하는 유명 강사다. 이렇게 종교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그의 강연 주제도 금연과 운출생운 일변도에서 전인적인 행복 쪽으로 폭넓어졌다. 그가 공개하는 7가지 행복 비법이다.


지구가 천국이니 다른 천국 찾지 말라

인류가 우주의 혜성을 찾아 나섰지만 아마 때가 되면 곡식이 무르익고,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이런 파라다이스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우리가 이미 이 아름다운 천국에 있는데 여기서 아름다움을 지킬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다른 천국만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유전자를 통해 과거 우리의 모든 조상들이 내 몸속에 들어와 있으니 돌아가신 부친 모친을 그리워하는 것보다 이 몸으로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것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우리는 죽음을 통해 모습은 없어지지만 유전자를 통해 후손으로 계속 살아간다고 본다. 다른 모습으로 영생한다는 것이다.



인정하면 천국이고, 미워하면 지옥이다

박 교수의 부친은 제사 문화를 철저히 지키며 유교적 삶을 살았다고 한다. 모친은 개신교계 학교에 다니며, 부친이 연세가 드신 뒤엔 교회도 나갔다고 한다. 중매로 결혼한 부인은 가톨릭 신자로서 지금도 성당에 나간다고 한다. 다양한 종교 속에서 살아가면서 ‘한 종교만 아는 것은 아무 종교도 모르는 것’이라는 종교학자의 말대로 여러 종교를 알고 싶었다. 그는 “‘왜 저 사람은 저런 종교를 믿나’ 하지만, 그 종교도 공부를 해보니 진리와 장점들을 지니고 있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서 천시하는 똥도 식물에 거름이 된다. 바이러스와 균도 생명활동에 도움이 된다. 그것 없이는 생명이 지속될 수 없다. 이 우주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건 없다. 세상은 함께 사는 것이다.”


욕심이 적을수록 행복해진다

박 교수는 젊은 날로 되돌려준대도 싫다고 한다. 현재의 자신이 될 확률은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적을 만큼 자신의 능력보다 현재 과도하게 잘 돼 있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눈을 떠 밝은 세상 바라보며, 종일 즐겁게 일하네. 무얼 먹든 맛있고, 깊은 잠 잘 수 있으니 더없이 행복하구나’ 그가 지은 시다. 자족감이 담겨 있다. 건강하지 않으면 밥맛이 없기에 무얼 먹든 맛있다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다.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건 고민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행복을 더 높은 기준에만 두면 영원히 도달할 수 없다”며 “만족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부친은 ‘배곯지 않으려면 열심히 하라’고 했단다. 출세하라는 말은 안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 배는 안 곯으니 아버지 희망을 이뤘고 그래서 더 바랄 게 없이 행복하다”며 웃는다.

 


담배 귀신을 멀리하라

그는 몸 건강을 위해 금연은 필수라고 한다. 시판되는 음식물에서 발암물질이 한두 가지만 검출되면 난리를 치면서 15종의 A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62종의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4000종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독극물을 흡입한다는 것은 죽으려고 작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암 발병 원인의 20%, 사망 원인의 30%가 담배에 있으므로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담배는 팔아서도 안 되고 사서도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히틀러가 유대인 600만명을 죽였는데, 담배는 매년 세계에서 600만명 이상을 죽이고 있는 치명적 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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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지 말고 걸어라

박 교수가 금연과 함께 몸 건강을 위해 필수로 요구하는 것이 ‘운출생운’이다. ‘앞으로 수명이 연장돼 지금 중년 세대는 100세, 젊은 세대는 120세까지 살아야 한다. 그러면 60년가량을 노인으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건강하지 않은 채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간다면 수명 연장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다. 따라서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려면 특별히 힘 안 들이고 30분 이상 걷는 게 최고’라는 게 그의 논리다. 좋은 음식을 먹어도 뇌혈관과 심혈관 사망률 1%를 낮추는것조차 쉽지 않은데, 하루 30분 이상 빨리 걷는 것만으로 뇌혈관과 심혈관 사망율 20~30%, 암 사망율 10%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주례를 볼 때도, 청와대에 갈 때도 운동화를 신고 간다고 한다.


새로운 것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남들이 보면 굉장히 아는 게 많은 것 같지만, 전문가라는 게 그렇지 않다고 한다. 같은 빛을 비춰도 볼록렌즈로 한 곳만 비추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오목렌즈로 여러 군데 비추는 사람들에 비해 삶도 단조롭고 아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종교발전포럼을 만든 것도 평소 인문학 서적을 거의 보지 않은 탓에 사고의 폭이 좁아 대화할 때 부끄러워서였단다. 그는 지난해엔 상생이란 주제로 그가 근무하는 서울대 암연구소 삼성암연구동에 사진을 전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집 쓰레통 주면에 핀 꽃, 야생화 등이다. 그는 지금도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눈을 반짝인다.


남을 행복하게 해줘야 내가 행복하다

그는 그렇게 바쁘지만 핸드폰을 늘 켜놓는다. 그의 환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바로 응답하기 위해서다. 퇴원환자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이만큼이나 된 것은 남의 도움 때문이라고 본다. 인간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유학대학원에 갔을 때 유학을 두 글자로 말하면 상생이라고 했는데 공감했다. 우리들은 그렇게 서로의 덕에 살아가는 존재라서 그렇게 할 때 더욱 행복하다는 것이다.



박재갑 교수는

△충북 청주 출생(1948년) △서울대 의대 졸업(1973년)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원(1985~87) △서울대 의대 교수(1981~2013) △서울대 암연구소 소장(1995~2000) △국립암센터 개원준비본부장(1999~2000) △국립암센터 초대 및 2대 원장(2000~2006) △국립중앙의료원 초대 원장 겸 이사회 의장(2010~2011)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3 법륜스님의 행복론 2015-01-07

법륜 스님이 전하는 ‘행복론’

"지옥 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법륜 스님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정토회에서 최근 펴낸 책 <지금 여기 깨어있기> 집필 과정 등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미소짓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법륜 스님은 분신하는 손오공 같다. 책을 통해, 팟캐스트를 통해, 국내에서, 해외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법륜 스님이 최근 펴낸 <지금 여기 깨어있기>(정토출판 펴냄)는 수행 수도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정토회가 자체 출판했는데도 출간 즉시 온라인서점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법륜 스님의 팟캐스트는 수많은 연예인을 제치고 늘 1~2위에 랭크되고, 그의 희망편지를 배달받는 카카오스토리 회원만도 130만명을 넘어섰다. 가히 ‘법륜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법륜 스님이 외국 강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국내 시·군·구 300곳을 빠짐없이 돌며 강연한 데 이어 지난해 8월25일부터 12월18일까지 115일 동안 세계 115개 도시를 찾은 초강행군이었다.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권으로 이어진 이번 강연은 해외 교민사회에 일대 바람을 일으켰다. 교민들이 봉사요원을 자처해 강연장을 빌리고 강연을 준비해 법륜 스님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강연엔 대부분의 도시에서 교민들이 ‘한자리에 동포들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모여 울고 웃은 적은 없다’고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10여개 도시에선 성당과 교회가 강연을 열 만큼 그의 강연은 종교를 넘어선 축제의 장이 되었다.

외국 강연을 마치고 돌아온 법륜 스님을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만났다. 무리한 강행군으로 건강이 악화돼 몇번이나 강연이 중단될 뻔한 위기를 말해주는 듯 얼굴이 부어올라 있다. 그런데도 세계 각지의 교민들과 교감한 감동의 여운이 만면에 남아 있다.

나만 천당 극락에 가려는
이기적 행복 추구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덕만 보려는 중생의 삶에서
덕을 베푸는 보살의 삶으로 바뀔 때
삶의 보람과 자긍심 생겨 행복

스님이 가는 곳마다 삶에 대한 좌절과 스트레스와 불안, 가족과 직장과 이웃을 통해 상처 입은 영혼들의 신음이 줄을 이었다. 지난달 15일 도쿄 신주쿠에선 ‘1년 전 착실한 외아들을 갑작스럽게 과로사로 잃은’ 한 동포 여성이 ‘수면제와 술로 날을 보내며 자살만 생각한다’는 아픔을 토해냈다. 그 어머니에게 스님은 “아들의 영혼이 있어서 지금 엄마를 본다면 좋아할까, 괴로워할까?” 문답을 통해 무엇이 진정으로 자식을 위한 길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한 뒤 “1, 2만원밖에 안 되는 제 시계도 차고 다니다 잃어버리면 아쉬운데, 내가 낳아서 내가 키운 아들을 잃어버렸으니 얼마나 가슴 아프겠냐”며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착한 아들이 원하는 것은 어머니의 불행과 자살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18일 교토에선 교토대학 박사과정이라는 한 여성이 “결혼한 지 9년이 되도록 부부 둘 다 이상이 없다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며 “제 잘못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울먹이며 아픔을 고백했다. 그러자 스님은 위로하기보다는 “왜 자기 책임으로 돌려 죄책감에 기가 죽어야 하느냐?”며 “옛날에는 여자를 아기를 낳는 하나의 도구처럼 생각해서 아기를 못 낳으면 쫓겨나기 때문에 아기 낳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여성도 자기의 일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시대인데 왜 꼭 아기를 낳아야만 하는가?”라고 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아기가 꼭 필요하면, 이 세상엔 아기를 낳아 놓고도 못 키워서 버려진 아이들도 엄청나게 많으니 입양을 해서 키워도 되는데, 그래도 내 아기를 꼭 갖고 싶다면 인공수정을 해도 된다. 세상엔 자식이 있어도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자기는 아기는 없어도 남편은 있잖은가. 나는 아기도 아내도 없다. 자기가 나보다 낫잖은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줄 수 있어야 한다.”

법륜 스님은 강연이 아니라 즉문즉설을 한다. 현장에서 질문자의 고민을 두고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대화는 질문자의 문제에 집중된다. 부부라 하더라도 남편이 질문하면 아내의 문제를 보지 말고 자신의 문제를 보고 생각을 변화시키게 하고, 아내가 질문하면 반대로 남편의 문제를 보지 말고 자신의 문제에 직면케 한다. 그래서 사안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킴으로써 좀더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져서 주체적 삶을 이끌게 하는 것이다. 질문자는 대부분 여성들이다. 따라서 고부갈등이나 남편과의 갈등에 대한 질문이 많다. 질문자의 질문에만 집중하는 현장 분위기에선 대부분의 청중들이 즉문즉설에 동화된다. 그러나 이를 글로 보는 이들은 “여성만 당하면서도 참고 기도해야 하느냐”고 반발하기도 한다. 또 활동가들은 “세상은 안 바뀌는데 개인의 관점만 바꾸면 된다는 거냐”고 반박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물었다.

“노동이나 환경 등을 개선하는 치유는 사회적으로 공동 대응할 일이다. 질문자가 이에 대해 물으면 사회적 대응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즉문즉설 질문의 상당수는 개인적 고민이다. 그러면 수행 차원에서 대화한다. 수행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자기 문제로 돌리는 것이다. 배우자나 자식, 부모 등 남을 바꿔보려는 게 지금까지 삶이었다. 그게 잘 안되어서 고통받고 있는 질문자가 묻고 있기에 자기의 관점을 바꿔 자기 자신이 불행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뉴욕유니언신학대학 정현경 교수가 몇년 전 만나자마자 ‘스님은 너무 가부장적이다’라고 비판했던 당시를 전하면서 “그런데 최근 만난 정 교수가 ‘오해가 풀렸다’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웃었다.

또 사회참여를 둘러싸고 그는 말보다는 행동파다. 새해 첫날도 쌍용차 굴뚝 농성장과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등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세월호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무려 140만명의 국민서명을 받아 유족들에게 전달한 것도 그가 이끄는 정토회였다. 그는 또 해외강연에 이어 올해는 북한의 모든 시·군·구를 방문해 옥수수 100톤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남북 당국에 제안해 놓았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은 채 봉사에 나선 법륜 스님의 삶은 늘 상상 이상이다. 세상 사람들은 천당 극락행을 원하지만, 그는 지옥행을 자처한다. 그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란 구호를 외친 분들에게 반발하지 말고 “‘지옥 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받는 이들이 많아서 도움이 필요해 보람있는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지옥에 안 가고 어디를 가겠느냐는 것이다. 지옥 중생이 한명도 남지 않는 마지막까지 지옥에 있겠다고 서원한 지장보살처럼 우리도 지옥을 가야 지옥을 없앨 수 있다는 그의 논리는 이기적 행복론과는 전혀 다른 ‘법륜식 행복론’이다.

“사람들의 행복론은 90%가 복을 받고, 도움을 받는, 즉 내가 받는 쪽에 치우쳐 있다. 그러면 더 잘살게 되어도 늘 걸신들린 듯 껄떡대는 정신적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 사람들에게 덕만 보려고 하지 주체적으로 베풀지 못하면 행복해질 수 없다. 내가 좋은 집, 좋은 직장, 좋은 나라,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려고 나서지 않고 덕을 보려고만 해서는 운 좋게 일시적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속가능한 행복을 만들 수 없다. 진정으로 기쁨과 행복을 느끼려면 삶의 보람을 찾아야 한다. 힘들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 보람이 있다면 힘들어도 기쁘고 행복하게 자식 키우고, 일을 하고, 봉사를 하는 것이다. 남에게 도움이 될 때 자기 존재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이 생겨 행복해진다. 그렇게 중생에서 보살로 삶이 전환되어야 삶과 행복의 주인이 된다.”

지옥을 달갑게 가겠다며 오늘도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스님이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 세상의 평화를 위해...구글의 명상지도자 차드 멩 탄 2014-10-20

구글 명상지도자 차드 멩탄

2014.10.15 18: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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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스님, 명상지도자 등을 대상으로강연하는 차드 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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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멩탄을 강의를 경청하는 청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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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명상을 지도하는 명상가이자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책의 저자인 차드 멩 탄(43)을 15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만났다. 조계종 포교원 초청으로 내한해 스님들과 명상지도자들, 기업인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그는 불교적 명상을 직장인들의 창의력 증진에 적용하는 선구자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컴퓨터 석사과정을 공부하러 갔다가 구글에 스카우트된 구글 초기 멤버다. 그는 출가자도 전문 수행자도 아니다. 그가 불자가 된 것도 성년이 된 21살 때였다. 구글에서 엔지니어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던 그는 32살때던 2003년 구글캠퍼스를 산책하던중 떠오른 영감에 따라 새로운 삶을 모색하게 된다. 당시 그를 사로잡은 것은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 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비웃을줄 알았던 동료와 친구들은 “멋지다”며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는 그  때부터 불교적 명상을 통해  ‘직원들이 자비로운 방식으로 성공하도록 돕기’로 작정하고, 회사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선승들과 함께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정서지능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페이스북 시이오 저커버그, 야후 창업자 제리 양, 알리바바 창업자 잭 마, 애플공동창업자 스티브 위즈니악 등 구글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망가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두뇌들의 집합소인 구글 내에서 그가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가 이끄는 명상의 효과에 따른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구글에서 ‘아주 좋은 친구’란 특이한 직함으로 통할만큼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차드 맹 탄은 불교명상을 아주 쉽게 접근하게 이끌기로 유명하다. 그가 말하는 불교명상은 ‘마음을 위한 운동’이다. 그가 지난 11~12일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에서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사찰음식을 먹고서는 “달마가 동쪽으로 온 뜻은 이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라고 한 유머에서도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그가 미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에서 온 만큼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경쟁이 심한 한국에서 ‘열심히 하는데’ 이골이난 젊은이들에게 ‘네가 잘 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불태워라’는 말 말고, 맹 탄다운 ‘다른 조언’을 부탁한 것이다.


 “그 무엇보다 자비심을 갖기 위해서 내면의 평화와 내면의 기쁨을 먼저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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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서 차드 멩탄



 기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출가자인 달라이 라마나 틱낙한이 할법한 말이다. 그러나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명상을 통해 자비심이 커지면 누구나 좋아하게 되고, 관계도 좋아져 업무 능률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어 “명상으로 업무능력 향상이 시속 100킬로미터로 전진하는동안 더 잘하고 더 승진하고 싶은 욕망은 1천킬로미터로 달려가기 마련인데 그게 행복의 길이 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내적 기쁨’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내적 기쁨이 없기에 오직 탐욕에 목숨을 걸게 되지, 내적 기쁨을 찾게 되면 그런 것에 목숨을 걸지않는다는 것이다.


 불교의 장점으로 △효율성 △과학적이고 개방적 △영적 심오함 등 세가지를 꼽은 그는 “불교명상이 서구화한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건강을 챙기고, 창의력을 극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선 불교라면 노인들이 죽을 때가 가까워서 믿는 종교정도로 생각해 종교가 불교라고 하기가 부끄러운 느낌이었는데, 캘리포니아에선 ‘멋지다’라고 해줘 놀라웠다. 서구인들이 그렇게 생각한 것은 독선적이지 않고 열려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불교과 과학을 비교해 불교가 틀렸다면 불교를 버리는게 맞다고 얘기하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불교인이라면 놀랄 일이 아니다. 석가모니도 그랬으니까.”


 그는 또 서양에서 불교가 정신분석과 심리학에 기반한 심리치료의 약점을 보완했다고 주장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이 치유되지않고 정신치료를 하는 것은 운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감독을 하는 것과 같은데, 명상을 기반으로 내면 치료를 한 불교가 서양심리학의 부족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불교도 좀 더 과학적이 되고, 체계적이 되고, 진리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불교명상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스스로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비심이 늘어나면 뇌보다는 척수가 활성화돼 가슴 근육이 이완되고 심장이 좋아져 맥박이 최적화한다"며 이렇게 불교명상과 과학의 연계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30분간 느슨한 운동을 하는 것과 1분간 최대한 집중적으로 운동을 했을 때 심장 기능에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과학적 검증의 결과여서, 나처럼 바쁜 사람은 1분 동안 최대의 효과를 내는 식으로 운동을 하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몸매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에선 탁월한 인재들이 너무 많아 그런 집단에선 스트레스를 훈장처럼 달고 있기에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고 말해봐야 명상하러 오지않는다. 머리가 좋아진다면 모두 좋아하기에 명상을 하면 감성지능이 발달돼 쉽게 성공하게 된다고 했더니 금새 모여들었다. 그렇게 명상을 해보고 효과를 본 다음엔 오지 말라고 해도 오게 된다”


 그는 애초 매사추세츠대 의학부 교수인 존 카밧진의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도입하려했으나 구글 직원들의 특성에 맞게 내면검색로그램을 개발했다. 구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7주간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참여자가  이전보다 감정 조절이 쉬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짐을 경험하고, 자신감도 높아지고 인간관계와 리더십 능력도 향상됐다고 한다.


 불교의 개방성과 과학성을 그 자신이 명상 지도에서도 십분 구현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상을 위한 그의 전진이었다. 그는 21살 때 한 미국인 비구니 스님의 강연에서 “마음 먹기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한마디를 듣고, 수문의 문이 열려 물이 쏟아져들어오는 느낌을 받은 이후  ‘내 인생을 내가 창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불교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리고 32살 때 ‘세상의 평화를 위해 살아보자’고 생각해 엔지니어에서 명상가로 방향을 튼 뒤 뒤를 돌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1 휴센터의 해독단식캠프가 한겨레신문에 소개됐습니다. 2014-10-16
4일만에 4㎏ 감량, 맑아진 피부가 더 좋아
 
해독 단식 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이 계룡산센터 앞 저수지에서 양팔을 감싸 안은 채 심호흡을 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매거진 esc] 스타일
급격한 체중증가, 스트레스로 허덕이던 임지선 기자의 ‘해독단식 캠프’ 3박4일 참가기

자동차 안에서 지저분하게 엉킨 주홍색 실타래를 발견했다. 연 날릴 때 쓰는 줄이었다. 잘 감겨 있던 것이 어찌된 영문인지 잔뜩 풀려 자기들끼리 엉켜 있었다. 한참을 줄과 씨름하다 어유, 원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어깨가 딱딱해졌다.

자꾸만 그런 나날이었다. 내 마음같이 풀리는 일이 없었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더 먹고 마셨다. 몸무게가 급격히 늘고 눈과 피부가 나빠지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해독 단식 캠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먼저 반응한 것은 몸이었다.

‘해독 단식 캠프’는 한겨레 휴센터(▶바로가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휴센터는 ‘느리고 단순한 삶,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 나와 남이 모두 행복한 삶,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명상·운동·호흡·자연건강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징검다리 연휴였던 9일부터 3박4일 동안 충남 공주시 이인면의 계룡산센터에서 진행된 캠프에 참여했다.

단식 중 헛헛함을 달랠 겸 몸도 정화할 겸 마시는 둥굴레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3박4일의 일정표를 보자니 단순함에 웃음이 났다. 미음부터 해독주스, 칡즙으로 이어지는 식사 시간, 힐링 체조와 명상·호흡 수련, 숲 치유산책, 그리고 사이사이 촘촘히 휴식 시간이었다. 모든 프로그램은 저녁 8시30분이면 끝이 나고 이후는 ‘평화로운 쉼’, 잠자는 시간이었다. 오롯이 나를 위해 쉬기만 한다니, 가슴이 설레었다.

“단식이라는 말보다는 ‘해독’이라는 말에 더 끌려 참여하게 됐습니다. 독이 가득한 세상, 혼탁해진 관계 속에서 내 몸을 깨끗하게 좀 닦아내고 싶어서요.” 21명의 참가자가 둘러앉아 자기소개를 하던 첫날, 서로의 마음이 비슷함을 확인했다. “지난주까지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이번주에 휴가를 냈다”, “기름진 음식, 술, 담배가 쌓여 몸이 기능을 안 한다”는 중년의 직장인이 여럿이었다. “젊어서부터 몸이 안 좋았던 아내가 이제는 자꾸 등잔불이 꺼지는 느낌”이라 부부가 함께 캠프에 참여했다는 예순여덟살 임동하씨의 말에는 모두가 숙연해졌다.

자기소개 뒤, 힐링 체조와 명상·호흡 수련이 시작됐다. 오후 4시반,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선선한 10월 날씨였다. 삶이 힘들수록 숨이 얕아진다고 한다. 국선도를 오래 수련한, 미소가 아름다운 조동현 선생님이 아랫배까지 깊숙하게 숨을 쉬고 오래 내뱉어보라 했다. 숨을 내뱉으며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활짝 지어보라 했다. 숨만 쉬었을 뿐인데 가슴 언저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숲 속에 앉아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모습. 각자 자신의 몸에게 “고맙다, 수고했다”고 말해주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이어지는 2인1조 마사지 시간에는 남편이 ‘등잔불이 꺼지는 느낌’이라 안쓰러워했던 아내와 짝이 됐다. 내 어깨에 올라온 힘없는 손이 덜덜 떨렸다. 손바닥을 비벼 내 등에 대주니 따뜻함이 가슴으로, 전신으로 퍼졌다. 서로의 등을 어루만져줬을 뿐인데도 땀이 났다.

단식 캠프에 참여한 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다름 아닌 ‘식사 시간’이었다. 첫날 점심까지는 외부에서 해결하고 계룡산 자락에 모여든 이들은 ‘마지막 저녁식사’로 현미죽과 된장국을 함께 먹으며 “맛있다”는 말을 연발했다. 숟가락으로 빈 밥그릇을 긁었다. “단식하러 온 사람들이 엄청 열심히 먹네.” 누군가의 말에 다 같이 웃었다.

단식에 대한 두려움
예상외의 가뿐함
급격한 기력 달림의
3단계를 지나니
3박4일의 프로그램이 끝났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결정해요. 우린 음식을 먹고 물도 먹죠. 그런데 가장 많이 먹는 것, 또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을 먹는 것이에요.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도 달라집니다.” 편안한 인상의 이종대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명상을 하는 시간. 목소리가 나긋하고 말이 부드러워 너무 편안했던 나머지 명상을 위해 눕자마자 코를 고는 참가자도 있었다. “생각을 내려놓고 머리를 쉬게 합시다. 단식을 통해서 위장과 비장을 쉬게 하고요. 나를 위해 행복하게 쉽시다.”

캠프의 숙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준다는 것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시켜줬다. 1인1실로 배정받은 숙소에 들어서니 방과 나, 둘뿐이다. 방 한쪽 구석에 깨끗한 이불이 접혀 있었고, 그뿐이었다. 텔레비전도, 서랍장도, 거울 하나도 없었다. 나무로 지은 건물은 벽이 얇아 방음이 잘 안됐다. 이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도움을 줬다.

바닥에 누워 명상을 하는 모습.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대신 화장실은 방마다 잘 갖춰져 있었다. 해독 단식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화장실이다. 캠프 첫날 ‘질경정소’라는 마법의 가루를 받아들었다. 질경이 껍질로 만든 ‘차전차피’에 뽕잎, 국화, 민들레, 쑥, 차조기, 도라지, 더덕, 칡 등을 넣어 만든 가루였다.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니 숙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먹은 것이 없는 캠프 2·3일차에도 시커먼 똥이 나왔다.

단식 2일차가 밝았는데도 배고픈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아침식사로 현미로 만든 미음을 먹었고 점심에는 귤과 자몽을 갈아 만든 해독주스, 저녁에는 토마토와 양파를 끓여 만든 수프를 먹었다. 급기야 저녁 수프는 남겼다. 이미 기력이 쇠진한 이들이 “배고픈데 음식 남기는 사람이 있다”며 신기해했다. 평소에는 점심 한번 거르면 큰일 나는 줄 알던 내가 이럴 줄이야.

먹는 걸 정지하니 세상의 소리가 더 세밀하게 들렸다. 단식의 효과로 미각과 후각, 청각 등의 감각이 깨어난다고 했다. 참가자들과 함께 숲을 산책하는데 촤, 바람이 불어 나무가 소리를 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맑은 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임나리 선생님이 시를 읊었다. “꽃이 열리고/ 나무가 자라는/ 그 소리 그 소리/ 너무 작아/ 나는 듣지 못해” 홍순관의 노래 ‘소리’의 가사였다.

캠프 둘째 날 오후부터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했다. 헛트림이 나왔다. 이 더부룩함, 익숙하다. 최근 몇 달 동안 체기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계속 먹고 마셨다. 인간의 몸은 스스로 방어하고 치유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염된 음식, 잘못된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내 몸의 생명력을 훼손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캠프 둘째 날에는 위장 위에 손을 얹고 “그동안 미안했다”고 수없이 되뇌었다.

셋째 날에는 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몸이 약한 사람이 먼저, 체력이 좋은 사람이 나중에” 기력이 떨어진다고 임 선생님은 설명했다. 아침에 일어나 칡즙을 간신히 마시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이렇게 잘 수 있는 시간도 없을 테니 그냥 자라”며 선생님은 매실 효소를 한잔 건넸다. 자고, 일어나서 수련하고, 자고, 일어나 산책하니 하루가 금세 갔다.

넷째 날 아침,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고 오랜만에 잘룩한 허리선이 보였다. 몸이 깨끗해졌다는 느낌과 기력이 쇠진했다는 느낌이 동시에 강하게 들었다. 아침 7시40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음이 나왔다. 보식 단계가 시작된 것이다. 숟가락 들 힘도 없다며 한 수저 힘겹게 입에 넣었다. 그 순간의 환희! 입안에서 미세한 밥 알갱이가 폭죽처럼 터졌다. 기력이 금세 회복됐다.

단식에 대한 두려움, 예상외의 가뿐함, 급격한 기력 달림의 3단계를 지나니 3박4일의 단식이 끝났다. 몸무게는 4㎏이나 빠졌고 피부가 맑아졌다. 마음의 변화는 더 크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한발짝 물러설 여유가 생겼다. 해독 단식 캠프는 다음달 20일 다시 열린다.

그리고 연줄 타래. 한참을 엉킨 줄과 씨름하고 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 말했다. “그럴 땐 그냥 끊어버려.” 라이터를 꺼내 줄을 불로 지져 끊어내버렸다. “연줄이 200m도 넘어. 엉킨 부분은 고작 10m도 안 된다고.” 못되게 엉켜 있던 줄뭉치는 순식간에 사르륵,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게 사는 법, 멀리 있지 않았다.

공주/글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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